문화 활동 후기 66

양주 시립 장욱진미술관 관람

2023. 1. 23 설명절 다음날인 화창한 겨울날, 오빠네, 언니네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 다녀왔다. 미술관은 경관이 수려한 양주 장흥계곡에 자리잡고 있었다. 너른 정원엔 이 지역 출신 조각가인 민복진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형상화한 멋진 조각들이 있었고 미술관은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언덕위에 놓여져 있었다. 미술관에 들어서니 상설전 '채움의 방식' 이 전시되고 있었다. "장욱진(1917~1990)은 일생에 걸쳐 가족에 대한 사랑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적이 없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들은 모두 그의 사랑을 깊게 느끼며 공감했다. 장욱진은 상대방을 대함에 있어 어떠한 욕심이나 편견을 두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아끼고 존중했기 때문이다. 즉 장욱진은 언제나 자신을 ..

<아이들은 놀라워라> 박노해 사진전

2022.12.14 박노해 사진전, "아이들은 놀라워라" 전시공간인 서울 서촌 '라카페갤러리'를 찾았다. 청춘시절엔 이름만으로도 가슴 뜨거운 사람이었던 박노해시인! 지난 20여 년간 전 세계의 가난과 분쟁의 현장에서 평화운동을 하고 있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이다. 21번째 주제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의 테마가 '지구촌 아이들'인 점도 내 마음을 끌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전쟁과 삶의 현장에서 만난 눈빛이 선연한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에 가슴이 뭉클하다. 세상을 향한 아이들의 간절함에서 깊은 샘물을 보는 것 같다. '길 떠나는 소년' '벼 타작하는날' '동생을 등에 업고' '흑벽돌 찍는 아이들' '간절한 눈빛으로' 사진에선 내 어릴적 보았던 기억 속의 풍경과 겹쳐진다. 시인은 "과잉개발되어 여백과 여..

조선의 어진화사, 채용신 특별전

2022. 11.27 조선의 어진화사 채용신 특별전(9.29~12.4) 정읍시립박물관 ​ 초상화의 대가 석지 채용신(1850~1941) 특별전을 보기 위해 정읍시립박물관을 찾았다. 채용신은 무관으로 관직생활을 시작했지만 어진화사로 발탁되어 태조, 숙종, 영조, 정조, 순조, 헌종 어진을 비롯 1901년에는 고종의 어진을 그렸다. 채용신이 전북에게 친숙한 것은 익산, 정읍 등에서 본격적인 화가 활동을 하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살았기 때문이리라.(1906~1941) 그는100여 점이 넘는 초상화를 그리면서, 특히 우국지사의 초상화를 많이 남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국지사와의 인연으로 정읍에 머물게 되면서 정읍사람과 풍경을 화폭에 담아낸 계기가 되었다. 1923년에는 현재의 신태인 육리마을에 초상화 주문 제작..

제1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을 다녀오다

오늘은 매우 특별한 날이었어요. 전주에서 열리는 그림책 도서전과 원화 전시회를 관람하며 신선한 감동의 시간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5월을 맞이하여 전주에서는 도서관과 동네책방에서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5.3~5.29)이 열리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해외 그림책 작가 원화전이 열리는 전주시립도서관과 국내 그림책작가 초대전이 열리는 금암도서관을 다녀왔어요. 먼저 전주시립도서관을 찾아가니 BIB 황금사과상 등 다수의 해외상을 수상한 그림책의 거장 다시마 세이조(1940~ )작가의 원화전이 열리고 있더군요. 다시마 세이조작가의 작품 "비가 주룩주룩' '내가 올챙이야?' 등 6종 30점의 원화가 전시되고 있었는데, 그림책엔 문외한인 저에겐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니 무척 좋았습니다. 작가의 그림을 보면서..

정인수 펜그림 초대전

2022. 4. 7 '당신의 펜은 상처보다 강하다.' 전주한옥마을 문화공간 '향교길68' 제1전시관에서 정인수 펜그림초대전(4.5~4.17)이 열리고 있다. 평소 펜그림을 좋아하며 최근 습작을 하고 있는 내게는 너무도 반가운 소식이어서 한달음에 보러갔다. 전시관에 들어선 순간 작품속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짙은 몰입감이 전해온다. 정인수작가의 펜그림 작품들은 우리에게 친근한 풍남문, 전동성당, 향교 그리고 교동의 가게, 꽃과 나무 등 한옥마을의 풍경을 담고 있었다. 작가의 펜그림을 통해 나타난 풍남문, 성당과 향교는 한없이 우아하면서도 내게 말을 걸어올 것만 같은 생명력이 느껴졌다. 그리고 교동의 정겨운 가게들은 일상의 삶을 품고 있지만 당당하고 고귀하였다. 펜그림은 오래된 건축물과 사물에도 숨을 불어넣는 ..

식물 세밀화-전북대 자연사박물관에서

오늘 친구와 내 작품(?)이 전시된 전북대 자연사박물관에 다녀왔다. 지난해 여름방학 자연사박물관에서 진행한 '식물세밀화' 수업에 참여해서 그린 작품이다. 다른 수강생들의 훌륭한 작품 사이로 내 작품을 보니 많이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눈에 확 들어왔다. 세밀화 강좌는 자연사박물관이 지역주민을 위해 개설한 무료강좌로 10주동안 진행됐다. 강좌는 코로나 등으로 어렵사리 가을에야 마쳤는데, 난 매주 화요일 수업을 들으러 가는 대학 캠퍼스 방문이 더 가슴설랬다. 자연사박물관 주변 공간은 대학시절 1학년때 수업을 받던 강의실, 교양과정부 건물, 연못 등 너무도 아련한 추억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중학생 시절 미술시간이 좋았던 기억, 20대 초 독학으로 잠시 유화를 그려본 일, 지금도 미술관에 가서 그림 감상하는 것..

양주 회암사 설경에 반하다

2022. 2. 1 설날 설날 아침, 창밖을 보니 눈이 소복이 쌓여서 온 세상이 은빛이다. 차례를 지내고 조카의 안내로 양주 회암사지와 회암사에 들렀다. 드넓은 회암사지는 온통 흰 눈이 덮여 장엄하다. 회암사에 오르니 눈을 이고 있는 전각과 소나무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연신 감탄사만 나올 뿐이다. 회암사지는 양주시 천보산 기슭에 인도 승려 지공이 처음 지었다고 하며, 이색의 에 의하면 고려 우왕 2년(1376년) 지공의 제자 나옹이 절을 크게 지었다고도 한다. 회암사는 조선 전기까지도 전국에서도 가장 큰 절로 나옹의 제자이며 태조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머물던 곳이다. 태조가 왕위를 물려주고 회암사에서 수행했다고 전해온다. 세조, 명종때 전국의 제일가는 사찰이었으나 문정왕후가 죽고 조선의 숭유억불정책으..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을 읽고

요시다 타로 지음, 2004, 들녘 몇 년 전 동료교사들과 대화하던 중, 퇴직 후 쿠바에 꼭 가보자고 약속했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쯤 쿠바의 아바나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친구가 봉사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에서 제목의 책을 발견하였다. 쿠바는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와 혁명의 나라, 미국의 턱 밑에서 자신들만의 사회주의를 고수한 작은 나라, 카리브해 바다위 열대기후 섬나라 등으로 호기심과 함께 묘한 매력을 지닌 나라가 아닌가! 1989년 유엔개발계획이 발표한 '생활지표'에서 쿠바는 라틴아메리카에서 1위, 세계 11위로 평가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는 쿠바가 모래 위의 성이었다는 것이 드러난다. 1990년 초, 미국에 대항하는 쿠바를 대대적으로 지원하던 소련의 원조가 중단되고 미국의 경제..

한국미술의 아름다운 순간들-정읍시립미술관

가을바람이 쌀쌀해진 일요일 오후! 정읍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소장품특별전에 다녀왔다. 향토색 짙은 오지호, 김환기, 박수근 화가의 그림도 만나고 유영국, 이응노, 김병기, 송수남 추상화가의 작품도 만나고 왔다. 또 암울했던 시기 70, 80년대 임옥상, 황재형 민중미술 작품도 볼 수 있었다. 특히 고창출신 비운의 화가 진환을 알게 된 것은 다행이다. 이번 전시회 주제처럼 '한국미술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깊이 음미해본 시간이었다. 정읍시립미술관에서 바라보는 산하도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