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1 설날
설날 아침, 창밖을 보니 눈이 소복이 쌓여서 온 세상이 은빛이다.
차례를 지내고 조카의 안내로 양주 회암사지와 회암사에 들렀다. 드넓은 회암사지는 온통 흰 눈이 덮여 장엄하다. 회암사에 오르니 눈을 이고 있는 전각과 소나무가 어찌나 아름답던지 연신 감탄사만 나올 뿐이다.
회암사지는 양주시 천보산 기슭에 인도 승려 지공이 처음 지었다고 하며, 이색의 <천보산회암사수조기>에 의하면 고려 우왕 2년(1376년) 지공의 제자 나옹이 절을 크게 지었다고도 한다. 회암사는 조선 전기까지도 전국에서도 가장 큰 절로 나옹의 제자이며 태조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머물던 곳이다. 태조가 왕위를 물려주고 회암사에서 수행했다고 전해온다. 세조, 명종때 전국의 제일가는 사찰이었으나 문정왕후가 죽고 조선의 숭유억불정책으로 절이 불탔다고 한다. 지금의 회암사는 회암사지에서 500미터 정도 올라가면 있다. (위키백과 참조)
회암사의 절경은 뭐니뭐니해도 언덕 능선을 따라 서있는 지공의 부도와 석등, 나옹의 부도와 석등 그리고 무학대사탑(보물 388호)과 무학대사탑 앞 쌍사자석등(보물 389호)이다. 언덕에 오르니 하얀 옷을 두르고 있는 부도탑엔 청량한 기운만 감돌고 있다. 가족 모두 덩달아 온몸과 마음이 평온해졌다.
설날! 회암사에 오길 참 잘했다.
조용히 나옹선사 선시를 읊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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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은 나를 보고
나옹선사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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