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기행 이틀째는 우리가 묵고 있는 서귀포를 깃점으로 하는 7코스를 걸었다.
제주 하늘과 바다는 이날도 최고의 선물을 주었다.
오래전 걸었던 7코스는 외돌개에서 시작하여 법환포구를 지나 강정마을에서 마감하였다.
예전에 걸었던 아름다웠던 강정마을엔 거대한 해군기지가 들어서 있었다.
평화 제주를 지키고자 온 몸으로 강정에서 서계셨던 문정현신부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했다.
제주에서 사흘째 되는날, 마침 제주에서 4.3을 맞았다.
우리는 일정을 4.3평화공원 방문과 인근에 있는 절물휴양림 탐방으로 잡았다.
4.3과 제주는 나의 뜨거웠던 청춘 교사시절, 근현대사 역사 의식을 깨우쳐준 곳이기도 하다.
90년대 초, 40여명의 익산지역교사들과 4.3 제주역사기행을 했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난 당시 전교조 익산지회에서 상근하며 참교육실천위원장으로 향토사랑반을 운영했었다.
익산지역 향토답사 뿐 아니라 매월 한차례, 전국의 역사의 현장을 찾아다녔던 일은 참으로 신명나고 교사의 사명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 중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안고 있던 제주의 기행은 교사의 사명을 다시 깨닫게 해준 답사였다.
3박4일간 전교조 제주지부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제주 이용중선생님의 안내로 답사한 제주의 모습은 관광도시, 화산섬 제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4.3 때 마을 주민들이 군경에 쫓겨서 숨어들었던 칠흑속의 동굴을 들어가보았던 기억이다.(후에 영화 '지슬'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제 세월이 흘러 2019년 4월이다.
우리 일행은 2019년 4월3일 4.3평화공원에 도착했다.
4.3평화공원과 기념관, 위패봉안실에는 주민과 학생 등 추모하러온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기념관에서 학살된 주민들의 증언 영상을 보며 아직도 4.3 은 현재진행형이며 해결해가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위패봉안실에 가서 영령들께 묵념을 올렸다.
"4.3평화공원(제주시 명림로 430(봉개동))은 1980년대 말부터 4.3진상규명에 매진하던 민간사회단체의 노력으로, 김대중대통령 재임시 4.3특별법 제정을 통하여 조성에 들어가 2008년 3월 28일 개관하였다.
제주 4.3사건은 미군정기에 발생하여 7여년에 걸쳐 지속된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피해가 극심했던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1948년 4.3무장봉기로 촉발되었던 제주 4.3사건은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25,000명~30,000여명(제주 전체 인구 28만여명)의 주민들이 희생된 가운데 7년 7개월만에 막을 내린게 된다. 세계적인 냉전상황과 한반도 분단체제의 고착화 과정에서 발발 전개된 제주 4.3사건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집단희생으로 귀결되었고 이후 반세기를 넘어 진상규명운동의 과정을 거쳐 명예회복을 통한 상생의 해결과정을 밟고 있다." (제주4.3평화공원 리플렛 발췌)
상생과 평화의 노력, 분단체제 극복의 과제를 안고 있는 지금, 우리의 노력은 무엇인가!
4.3 제주에서
붉게 핀 동백꽃을 가슴에 새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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