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청소년이 행복해지는 교육문화

이미영전북 2010. 2. 26. 19:05

청소년이 행복해지는 교육 문화

                                       이미영((사)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이사장)

 

 올해로 서거 60주년을 맞은 백범 김구 선생은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며 교육의 힘으로 이를 이룰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김구 선생의 이 말씀에서 실타래처럼 엉킨 우리 교육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열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얼마 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발표한 연구보고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OECD국가 중 꼴찌이며 자신과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성적은 우수하지만 잠재력과 학교생활에 대한 흥미는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에 대한 해답 역시 ‘문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학교 문화의 결핍은 하루 중 대부분을 학교에서 생활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없으며 이는 자아 존중감 결여, 학교폭력으로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현재 학교의 모습은 과거보다 도서도 확충됐고, 영상시설도 좋아졌으며, 학생들의 문화체험학습 횟수도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문화관련 교육과정이 일회성 행사교육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일년 중 하루만 반짝 하는 축제, 체육대회, 현장체험학습 등으로는 결코 21세기 아이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학교의 문화교육 활동은 일상적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교실수업의 폭을 넓혀주고 체험과 실천의 교수학습과정으로 통합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30년 전에도 갔던 3박4일 제주도 수학여행을 지금도 똑같이 진행하기보다 분기별 1박2일 주제별 현장체험학습으로 전환한다거나 월1회 진로체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방과 후 교육은 교과학습 위주보다 체육, 영상, 만화, 독서, 연극 등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 다양한 문화활동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길러준다.

  또 학교 문화 교육은 지역사회와 교육네트워크 형성과 활용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와 자치단체에서는 인재육성 못지않게 지역 청소년들의 문화 활동에 보다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금 학교현장에 하향식으로 내려오는 방과 후 교육, 사교육 없는 학교 등 각종 명목의 교과부, 교육청 예산 지원, 지자체의 인재육성, 학력증진비, 특별보충수업비 등 에 지원되는 교육 예산을 학생들의 문화 활동에 투입한다면 학력 증진, 창의력 향상에도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이 지난 5월 전주시내 초, 중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저소득층 학생들의 경우, 일반학생에 비해 독서량, 문화체험 참가 횟수가 매우 적었으며, 낮은 독서량과 문화체험은 학생들의 학교생활만족도, 성적, 자존감, 대인관계를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사회에 심화되고 있는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저소득층 아이들의 문화생활 결핍은 다시 학교생활 만족도를 떨어뜨려 교육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당국, 지자체는 교육소외계층 아이들에 대해, 문화적 보상을 통한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이제 여름방학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독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하는 진로 체험활동, 삶의 기쁨을 누리는 봉사,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방학이 되게 하자.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 위한 선결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