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활동 후기

<식물의 힘> 을 읽고

이미영전북 2021. 7. 1. 10:38

-책소개-

<식물의 힘> 스티브 리츠저, 여문책

한 교사가 쓴 대서사시

 

이 책은 리츠교사가 20대 초반 신임 교사시절(1984년)부터 현재까지 학생, 학부모, 주민과 함께 이룩해온 교육 실천 보고서이다. 빈민가 학교에서 특수학급 담임을 맡아 아이들과 부대끼며 고군분투하는 모습, 아이들의 생활 터전인 지역에서 교육과정을 연결하고자 노력하며 공동학습을 일궈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리츠교사는 아이들의 교육과정에 꽃을 심고 작물을 재배하는 동아리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결합하여 그린 그래피티운동을 하면서 교육공간을 확장해간다. 그리고 마침내 교실에서 작물을 기르는 ‘그린 월’과 아이들이 기른 채소로 건강한 식습관을 연결하는 요리과정까지 건강한 생활, 건강한 학습혁명으로 이어간다. 학습에 참여한 아이들의 출석률, 졸업률이 상승되고 학생 징계사건도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그린 브롱코스 머신’으로 불리는 리츠교사의 교육과정은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콜롬비아, 두바이 등 전 세계 학교로 전파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교육 활동이 수학, 과학, 글쓰기 등 교과 학습과정과 직업교육을 연결, 아이들의 실력 향상은 물론 직업 교육을 제시해주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교사로서 위대한 대서사시를 써 내려간 리츠교사의 삶이 평온했을 리 없다. 시대적으로 조금 앞선 교사의 삶을 사는 괴짜 리츠교사에게 동료교사들의 시선은 따가웠고 한 교장은 불복종을 이유로 징계위 회부를 감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츠샘의 담대함은 모든 교육적 시선이 교실 속의 아이들, 아이들의 삶터인 가정과 지역사회에 있다는 것, 열악한 학교환경, 빈곤한 지역사회지만 교육 자원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자세에서 나온 것 같다.

리츠쌤은 자신이 어린시절 자랐던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뉴욕주의 빈민가 브롱크스 한 고교의 특수반(소위 문제아반) 교사로 시작, 2004년 월턴고 재직시 소위 ‘수선화학습혁명’ 사건(책을 읽어보시라)을 겪게 된다. 꽃을 전혀 모르던 교사는 이를 계기로 특수반 아이들과 자원봉사로 꽃을 심고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사회 환경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평균 졸업률 17%이던 아이들을 100%로 이끌어내는 기적을 이룬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학교 현실을 보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30여년 간 한 교사가 써 내려간 대서사이다.

리츠교사의 교육 실천의 위대함은 아이들의 미래와 삶터를 그리며 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발달시켜간 끈기와 도전정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실에서, 지역사회로, 그리고 미국 전역으로,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그린 브롱코스 머신’운동은 어느 날 갑자기 설계된 것이 아닌 리츠교사의 30여 년 교사의 삶이 반영된, 교육혁신, 자기 혁신을 통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교육실천운동의 귀결점은 항상 교실의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녹색 교실 혁명을 이루기까지 지역사회, 언론, 교육관계자, 기업인, 시민단체의 지원과 결합이 이루어진 과정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리츠교사의 교육실천은 사우스 브롱코스 커뮤니티스쿨(지역사회학교)인 ‘국민건강 보건 학습센터’가 거점이 되어 현재진행형이다.

‘식물의 힘’은 교육 현장에서 고민하고 있는 수많은 교사들, 지역사회학교를 지향하며 노력하는 교사, 학부모,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영감과 시사점을 줄 것이다.

(* 자서전 형식의 교육 보고서로 단숨에 읽었다. 동시대를 살아온 교사로서 깊은 울림을 준 책이다.-글쓴이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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