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8.25
*치명자산주차장-은석골-신리터널-정여립생가터-월암마을-치명자산주차장(3시간)
다행히 밤새 내린 비가 새벽에 일어나니 멎어 있었다.
6시 빙상경기장에서 뚜벅이모임 친구들을 만나 치명자산주차장에 도착, 아름다운순례길 1코스를 걸었다.
전주에서 상관을 향해 전주천을 따라 걷는 천변길은 산자락마다 피어나는 구름은 황홀하였고, 밤새 내린 비에 제법 소리를 키운 강물소리로 가슴이 시원하다.
모처럼 많은 비가 대지를 적시니 폭염에 지친 산하가 일어나고 있는 새벽길은 더없이 상쾌하였다.
길가엔 메꽃이 지천으로 피었고 사위질빵꽃, 유홍화, 무궁화꽃, 대추나무, 감나무엔 열매가 제법 튼실하다.
그러고 보니 논에서는 벌써 누렇게 여문 벼도 고개를 숙이고 있구나!
은석골을 지나며 대학시절 MT왔었던 추웠던 눈쌓인 겨울이 생각났다.
1시간여를 걸으니 옛 신리터널(1931년 개통)이 나온다.
몇 년 전 터널을 갤러리로 꾸며서 사람들을 불러모았다는데 지금은 문을 닫아 터널을 볼수 없음이 아쉽다.
조금 더 걸으니 정여립(1546~1589) 생가터 발굴현장이 나온다.
정여립이 태어나고 자란 곳, 상관면 월암마을에 온 것은 처음이다.
400여 년 전 시대를 앞서간 혁명가이자 공화주의자인 정여립을 떠올리면 난 지금도 가슴이 뜨거우면서도 한 켠이 아려온다.
새벽길에서 정여립을 만날 줄은 몰랐다.
정여립은 "천하는 공물인데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으랴"
는 천하공물설을 주장하여 평등세상을 꿈꾸며 대동사상을 펼친 조선시대 혁명가이다.
기축옥사로 희생된 정여립과 1000여 명의 지식인들이 희생을 당한 3 년후,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짖밟히게 되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이 곳 월암마을에서 재를 넘으면 소양 화심마을이고, 그 곳에서 곰티재를 넘으면 진안으로 접어드니
정여립이 금산 제비산에서 대동계를 조직하고 진안 죽도에서 군사를 길렀다는 역사의 경로가 그려진다.
월암마을에는 나그네들이 쉬어갈수 있는 사랑방과 화장실이 있어 고마웠다.
아름다운 순례길 1코스는 이곳 월암마을에서 송광사로 넘어가는 고갯길이자, 정여립의 죽도가는 길이니 다음엔 꼭 가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비를 잔뜩 머금은 하늘을 보며 우리 일행은 월암마을에서 다시 출발지를 향해 되돌아 걸었다.
순례길 조성에 앞장선 우리 모임의 안내자 안선이의 구수한 설명을 들으며 도착지에 다다를 즈음 시원하게 장대비가 퍼붓는다.
비에 젖은 새벽길, 3시간여의 순례을 마치고 먹는 콩나물국밥 역시 최고였다.
다음 길이 기다려지는구나.
상관면 월암마을, 정여립이 태어난 마을
사위질빵꽃
옛 신리터널앞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제 내린 비로 모처럼 강물이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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