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이야기

장수 참령산성 답사

이미영전북 2023. 4. 5. 09:02

 

2023.4.1 장수 계남면 침곡리

청소년교육문화원 답사동아리는 4월 첫날, 곽장근교수(군산대)의 안내로 장수 침령산성(둘레 497미터)을 찾았다.

침령산성을 오르는 사곡마을 입구에 침령산성 국가사적지 지정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이 곳 저 곳에 걸려 있어 찾는 이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산성을 오르는 급경사 길 사이 사이로 푸른 하늘, 소나무, 진분홍빛 진달래가 손짓하며 반겨주었다.

침령산성은 가야, 백제, 신라, 후백제 등 여러 나라의 산성 축성기법이 나열되어 있고, 집수정에서는 다량의 토기, 철기 유물들이 쏟아져 나와 역사적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곳이다.

산성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너른 장계 분지는 답사 일행의 시야를 고대로 이끌기에 충분하였다.

먼저 찾은 웅장한 남쪽 성벽 모습은 약 13미터로 신라 산성의 축조기법이라고 한다. 신라는 산정식을 포곡식 산성으로 증축했고, 성돌은 잘 다듬은 세장방형으로 바른층쌓기로 축조했고 두께가 상당히 얇았다.

침령산성 남쪽 성벽모습

침령산성 운영 국가는 삼국시대 여러 나라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산성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우리들의 감탄을 자아낸 것은 후백제때 쌓은 성벽과 신라때 수축한 성벽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성벽이었다. 후백제때 쌓았다는 성벽은 성돌의 두께가 상당히 두껍고, 품자형 쌓기로 정교하였으나 연결되어 수축한 신라때 쌓은 성벽은 세장방형 성돌로 쌓은 모습으로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침령산성(왼쪽은 후백제식, 오른쪽은 신라식 성벽 모습)

침령산성의 압권은 집수정이었다. 우리가 찾았을때 집수정에는 물이 가득 고여있었다. 산정에 자리잡은 성안 집수정을 보자 일행은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집수정에 물이 가득 고여 계단식 모양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집수 시설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이 곳에선 다량의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유물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철제 도르레, 쇠화살촉, 토기류, 목제 유물 등이 출토되어 전북 동부 고대문화를 알 수 있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했다. 2019년 산성 남쪽 2호 집수시설 발굴지에서도 6세기 말엽 유물들이 나왔다.

침령산성 1호 집수시설

침령산성의 매력은 성 안이 제법 널찍하고 포근함을 준다는 것이었다. 성안에는 후삼국시대 건물지가 발견되었고, 당시 건물 기와편들이 한 켠에 쌓여 있었다. 산성을 지키며 생활했던 삼국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가늠해본다.

침령산성 안

침령산성을 내려와 마을회관터에 있는 침령산성 역사관(움직이는 역사박물관)을 방문했다. 작지만 알찬 내용으로 침령산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침령산성 국가사적 지정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에서 마을 주민들의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지금까지 불철주야 노력해온 연구자, 관계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 일행은 마을 저멀리 지난해 방문했던 봉긋봉긋한 삼봉리 가야 고분군을 바라보며 고대 장계 분지의 왕국을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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