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이야기

덴마크 교육탐방기1

이미영전북 2017. 1. 18. 10:53


  덴마크 견학여행 <덴마크 교육탐방기 1>

 7박9일(2017년 1.9-1.17)동안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하는 꿈틀비행기 7호를 타고 덴마크 견학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지난해 전북의 아동,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최하위로 발표된 이후, 지난 30년여동안 교육 현장에서 몸담고 활동해온 난 충격이었고, 아이들에게 한없이 미안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학계, 지역사회 전문가들과 함께 전북 아동, 청소년의 삶의 질 향상방안을 주제로 교육정책세미나를 통해서 지역과 학교가 협력하는 지역교육공동체를 제시하며 또 전국의 활동가들이 모인 교육포럼에 참여해서 4차혁명시기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였다.

그럴 즈음 꿈틀비행기 소식을 접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덴마크 교육 현장을 체험해보기로 하였다.

행복지수 세계1위의 나라 덴마크에서 학교의 모습과 교육의 역할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겨울에 춥고, 오후 4시면 해가 지기 시작하는 북유럽의 덴마크를 1월에 방문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시기이다.

 그러나 북유럽은 오히려 방학이 긴 여름보다 겨울에 학교 탐방을 할 수 있는 적합한 시기이고, 북유럽의 진짜 모습, 겨울을 보는 것이 더 좋으리라 생각되었다.

덴마크의 유치원, 초중고, 중3을 마치고 1년동안 특기, 진로를 생각해보는 10학년과정 에프터스꼴레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견학 일정을 짜놓은 꿈틀비행기 답사코스에 가슴이 뛰었다.

 꿈틀 비행기 7호를 탄 이번 견학단은 전국에서 모인 학생, 교사, 시민들 30여명이었으며 이번에 덴마크를 10번째 방문한다는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저자인 오마이뉴스 오연호대표가 기장으로 함께 했다.

 인천공항에서 9시간을 날아 헬싱키에 도착, 다시 1시간 30분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인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도착하니 오후 5시인데 진눈깨비가 내리는 깜깜한 저녁이다. 작년 겨울에 왔던 팀은 7박9일동안 햇빛을 25분밖에 보지 못했다는 오대표의 말이 있었지만 호텔로 이동하는 동안 차창에 비치는 코펜하겐의 야경은 황홀하였다. 덴마크는 유틀란드 반도와 셀란섬등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560만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이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상인들의 항구'라는 뜻이며, 약 6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덴마크는 북위 55도에 위치한 나라이지만 멕시코만 난류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비교적 온난하여 우리나라 겨울과 비슷하나 하루에도 기후변화가 몹시 심하다. 그러나 이번 방문기간엔 3일은 눈보라, 진눈깨비, 음산한 추위 등  하루에도 수없이 변하는 북구의 겨울 모습을 보여주더니 4일간은 해가 비추는 비교적 맑은 날씨로 여행객에게는 축복의 날씨였다. 먼저 교육탐방기를 싣고, 다음에 노동부, 열린감옥, 노조, 도서관, 미술관 등 덴마크 사회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1. 로스킬레 초등학교 방문 (2017. 1.10 방문)


로스킬레는 코펜하겐 도심에서 약 30킬로미터 떨어진 고도시로 매우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시였으나 7월에 열리는 락축제는 유럽에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 우리가 찾은 로스킬레 학교 주변에는 세계문화유산인 로스킬레 대성당이 있어 학교 주변환경으로는 최고였다.

학교밖으로 마중나온 교장선생님의 친절한 안내로 학교 전반에 대해서 설명들을 수 있었다. 이 학교는 사립학교로  6세 유치원과정과 9년제 초등학교(7세~16세, 우리나라 초등학교와 중학교 결합), 10학년(고교 전 개인 선택과정)이 결합된 학교이다. 덴마크는 9년제 초등과정은 의무교육으로 사립학교도 국가 지원이며. 공사립 관계없이 모든학교 교육과정은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교육은 학교와 교사 자율에 맡긴다고 한다. 로스킬레 초등학교는 교사 24명이 있고 정규직인 방과후 교사 6명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 수학수업시간을 참관하였는데 학급 학생은 16명 정도였으며, 일자형 책상에 앉아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학습 부진학생은 어떻게 지도하는지 질문하니 학생들끼리 그룹으로 서로 돕거나 교사가 추가로 시간을 내서 개별 지도한다고 대답한다.  또 4학년 한 학급을 방문하니 교사가 제시한 영혼과 관련된 소설에 스토리를 연결해서 쓰는 수업을 하고 있는데 체육수업시간이라고 했다. 학생들 모두가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노트북은 각자 집에서 가져온다고 했다. 방문객들로 어수선한 교실에서도 어린 학생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웬지 모르게 자꾸만 눈물이 났다. 우리 학교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모습, 교실 환경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맘이 울컥해져서일까!  또한 진로 지도는 6학년부터 9학년까지 학생들의 진학과 취업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지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안내는 10학년 학생들 3-4명이 우리 방문팀을 몇 개 조로 나누어 몹시 재미있어하며 자신들의 학교를 구석 구석 안내해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학생들은 대부분  로스킬레 초등학교를 10여년씩 다녔으니 눈 감고도 다닐 수 있지 않겠는가.

 학교 건물은 10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이었고 운동장도 좁았지만 실내는 디자인이 잘 된 가구와 정리정돈된 소품들로 따뜻한 분위기였다. 덴마크의 건축 설계와 실내 장식은 학교, 도서관, 음식점, 심지어 거리마저 디자인이 잘 되어 이국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학교의 건물과 교실 공간은 자라는 아이들의 정서 발달, 안정감을 갖게 하는 학습공간이기에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10학년 학생들과 대화시간이 있었다. 10여명 학생 모두가 한결같이 덴마크가 행복한 나라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했고, 자신들이 학교의 주인이며 학교생활도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왜 학교생활이 행복하냐고 물으니 서로 도와주고, 안정감을 갖게 해주고, 선생님, 친구들과 더불어 함께 할 수 있어서라고 말한다. 우리 교육 현실과 달리 학교라는 곳에서 연대와 협동을 배우고, 개인의 생각을 중시하며 충분히 기다려주고, 서로를 인정해주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았다. 이는 물론 150여년간 그룬트비 정신을 살린 덴마크의 평등사회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초등학교 6학년 수학시간

  

소설 스토리를 쓰는 글쓰기수업(초등)


2. 로스킬레 고등학교(김나지움) 방문 (2017.1.10 방문)


 로스킬레고교는 공립학교로 학생이 1100명이나 되는 거대학교로 학교 공간이 매우 넓었다. 본관 학교 건물 외에 최신식 원형 과학관과 멀리 체육관과 축구장이 그림같이 있였다. 교장선생님과 홍보담당 선생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2시간에 걸쳐 활기찬 모습으로 직접 학교를 소개해주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전문성을 기르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교, 다양성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방과후 시간에 콘써트, 워크샾, 스포츠 이벤트 등 흥미로운 주제별 교육을 하고 있었다. 물론 북유럽 최대의 축제인 로스킬레 락 페스티벌에도 학생들이 참가한다고 했다.

 입학생 선발은 구술면접으로 하며 학교 인근 거주자를 우선으로 선발한다고 한다. 교사 채용은 공립학교지만 학교 자체적으로 선발하며 교사 한 명 당 2개과목을 가르친다. 교장 역시 교사중 리더프로그램만 이수하면 학교별 교장 공모에 지원할 수 있으며 선발권은 해당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에게 있다고 한다. 학급당 학생수는 28명~30명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하였다. 덴마크는 교과서가 따로 없으며 담당 교사들이 제시한 학습자료와 안내로 수업을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토론과 다양한 수업방식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교과서의 정답만을 쫓아가도 되지 않으니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교 1학년의 역사 수업시간을 참관할 수 있었는데 수업 주제가 '유럽의 아프리카 지배'였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모여앉아 교사가 제시한 몇 장의 프린트물과 자신들의 노트북을 검색하며 토론하고 있었다. 역사를 거스르는 국정역사교과서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우리 교육 현실이 더욱 답답해졌다. 담당 교사는 멀리 한국에서 온 우리 방문단을 수업에 참여시켜 학생들과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해주었다. 학생들은 덴마크 국내 역사, 정치 문제 뿐 아니라 국제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우리 일행은 시리아 난민, 한국의 분단, 미국의 대선 등 폭넓은 주제로 학생들과 토론을 하였다. 이렇듯 외국인과 대화가 가능한 것은 10세(초4학년)부터 영어교육이 시행되며, 덴마크어가 어순과 어근이 영어와 같아 배우기가 비교적 쉽다고 한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영국드라마, 게임 등을 영어로 보고 들으며 자연스레 영어를 읽힌다고 했다.

 학교 시설로는 도서관과 최근에 준공되었다는 원형의 과학관이 눈에 띄었다. 도서관은 생각보다 작은 규모로 수업관련 최신 책들만 비치해놓아 매우 정돈돼 보였는데 많은 도서는 지하에 비치해놓았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용이 점점 줄어든다고 했다. 과학관을 방문하니 첨단 과학 기자재가 비치된 과학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하고 있다. 역시 군더더기가 없는 세련된 건축양식과 과학실 환경이 들어온다. 덴마크의 고교는 대학 진학을 목적으로 하는 3년제 일반고교와 2-3년제 직업학교로 나뉘어 있으며 본인의 선택에 따라 진학한다. 고교 졸업생은 전국적으로 치뤄지는 시험(척도: 0-13)과 사회 경력(사회봉사 등)으로 희망하는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덴마크는 북유럽에서도 가장 개방된 나라로 16세 음주 허용, 18세 참정권이 부여된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18세 참정권 운동이 일어나 관련 법이 국회에서 발의되었다. 이제는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허용하고 있는 18세 참정권이 꼭 이루어지기를 빌어본다. 

 학교를 둘러보고 교장선생님에게 나는 학교에서 학생들간의 다툼이나 학교폭력이 일어나는지, 일어났을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서 물었다. 답변은 그런 일은 거의 없으며 1년에 한 두번 사소한 말다툼 정도가 있다고 했다. 이 학교에는 정규직인 6명의 전문상담사가 있어 학생들과 일상적으로 상담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예방이 된다고 하였다. 상담교사가 없는 학교, 몇 년전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100명이 넘는 전문상담사가 해고된 전북 교육의 현주소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덴마크 학생들의 공통점은 비만이 없고 안경을 낀 학생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교장선생에게 그 이유를 질문하니 "아마 학생들이 야외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며 대답한다. 그리고 이나라 사람들의 건강 비결은 자전거 사랑에 있는 것 같다. 코펜하겐 도심 어디에나 자전거도로가 넓게 잘 정비되어 있었고, 추운 겨울인데도 출퇴근 자전거행렬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고등학교지만 오후 3시면 하교하고, 예체능 활동이 일상적인 이 학교 아이들이 학교가 행복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로스킬레 고교 도서관에서


고1학년 역사수업시간

원형 과학실


휴게실이 있는 복도 환경 


교장선생님과 함께


3. 스티븐스 체조 에프터스콜레 (2017.1.11 방문)


 드디어 덴마크 방문에서 가장 기대되고 흥미로운 에프터스콜레를 방문하는 날이다.

중3학년 과정을 마치고 일년동안 자신의 진로를 생각하며 취미와 특기를 기르는 10학년 과정이 어떻게 운영되나 몹시 궁금했기 때문이다.

눈보라가 치는 날, 코펜하겐에서 1시간쯤 버스를 타고 셀란섬 동남부에 위치한 스티븐스 체조 에프터스콜레를 찾아가는 차창 밖 풍경은 덴마크의 전형적인 지형인 낮은 구릉과 평야가 보인다. 덴마크는 낙농업이 발달된 나라이다. 덴마크 치즈는 세계 최고여서 매일 식사에 나오는 다양한 치즈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우리 전북지역 임실이 벨기에 출신 지정환신부의 공로로 치즈마을로 자리잡고 있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교육과정이며 덴마크의 독특한 교육제도인 10학년은 선택과정으로 "time of transition" 기간으로 고교 진학 전 준비기간이다. 대개 중3학년을 마친 학생중 20% 정도의 학생들이 재학하는데, 1년 기숙과정인 에프터스콜레(사립)가 250개가 있으며 시에서 운영하는 에프터스콜레, 학교에서 운영하는 10학년 등 다양한 형태의 10학년 과정을 학생들이 선택한다. 또한 덴마크에는 고교 졸업후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6개월과정인 호이스콜레가 80개 있다. 

 이 학교는 125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처음엔 농업학교로, 다음엔 주민평생교육기관으로 전환되어 운영되다가 1956년부터 에프터스콜레를 운영한다고 했다. 33명의 교직원과 180명의 학생이 있으며 학생 전원은 기숙 생활을 하는데 대부분 주말에도 집에 가지 않고 학교에 머무른다고 했다. 정부 보조가 있지만 학생 1인당 학비는 약 6만크로네(1200만원)로 비교적 비싼 편이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들어오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특히 최근 덴마크에는 우파정부가 들어섰는데 에프터스콜레 지원에 소극적이어서 교사와 학부모들의 집단적인 요구가 있었다고 한다.

 학교 교육과정은 공동체 생활로 7시부터 식사와 청소, 조회를 하며, 체조학교지만 영어, 수학, 덴마크어 등 수업도 기본으로 한다. 학교에서는 책임감, 공동체 생활을 통한 인성, 편견을 없애고 다름을 인정하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 등을 배우며 자신의 진로를 모색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체조학교지만 전문 과정은 아니며 학생들은 일반고, 특성화고 등 다양하게 진학하고 있다.  


 학교는 단순한 단층 건물들로 다양한 교실, 여러개의 체육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역시 어느 곳이나 실내는 아늑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이윽고 넓은 체육관에 들어가니 학생들의 발레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당당하면서도 행복한 얼굴 표정을 한 학생들이 집단으로 추는 열정적인 춤사위에 난 그만 넋을 잃었다. 아! 10대 청소년들의 빛나는 청춘은 이런 모습이구나. 그 광경은 아마 두고 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난 아침식사를 하면서 방문단 일행인 정신과 의사선생과 요즘 우리나라 학교에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와 치유방법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었는데...이 광경을 보니 해결 방법을 알 것 같다.

 이 학교 생활규칙으로는 알코올, 약물 복용을 금지하며 10시 이전에는 입실해야 한다고 한다. 학생들과의 대화 시간에, 왜 편안한 가정생활대신 에프터스콜레를 선택했는지 질문을 하였다. 학생들은 같은 흥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고, 공동체 생활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여유를 가지고 자신의 진로를 생각해보기 위해서 에프터스콜레를 선택했다고 답변하였다. 30년째 덴마크에 살고 있다는 교민의 말에 의하면 덴마크 부모들은 어린 자녀도 한 인격체로 대하며 자녀의 선택을 철저히 존중한다고 했다.  또한 어릴 적부터 집안일이나 봉사를 통해서 용돈을 지급하고, 16세 이후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자신의 용돈을 벌며, 고교를 졸업하면 가정으로부터 독립해서 나간다고 했다.


발레수업을 하고 있는 모습


발레를 마친 행복한 아이들과 함께


학교 실내 전경


소박한 학교 전경


학교 식당 모습 (의자를 책상에 걸쳐 놓을 수 있는 구조와 조명이 아름다웠다.) 

    

* 한국형 에프터스콜레 '꿈틀리 인생학교' 소개

우리나라에도 한국형 에프터스콜레 '꿈틀리인생학교'가 강화도에 둥지를 틀고 올해 2월, 30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합니다.  그리고 이미 2기 30명의 학생이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꿈틀리인생학교는 중3 졸업생 (혹은 고1 이수후 휴학자) 30명이 참여하는 1년 과정의 기숙학교로 2016년 2월 22일 개교하였으며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를 우리식으로 적용하는 최초의 사례입니다. 입시경쟁속에서 학원을 오가며 쉴새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1년간 '옆을 볼 자유'를 줌으로써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나아가 장차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일꾼이 되게 하고자 하는 교육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출처: 네이버블로그 '꿈틀리인생학교')  


4.스톡홀름스게이브 숲유치원 (2017. 1.13 방문)

 오늘은 어린이의 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숲유치원 방문날이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스톡홀름스게이브 숲유치원은 코펜하겐시 외곽, 아담한 숲에 위치해 있었는데, 2차세계대전 이후 덴마크 전쟁고아들을 위해 스톡홀름시의 지원으로 만들어져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3세-6세 어린이 70여명이 다니고 있으며 시내 중심지 집결지유치원 공간에 부모들이 데려다 주면 숲유치원으로 아이들을 데려오며 오후 3시에 다시 시내 집결지로 데려다 준다고 한다.  

 덴마크 유치원의 약 90%는 공립유치원이며 숲유치원은 약10%라고 한다. 

 수수한 차림의 원장이 숲유치원의 어린이를 바라보는 관점과 철학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데 많은 울림이 있었다.

 그는 어린이는 이미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음으로 밖으로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며, 어린이는 능동적인 주체로, 최악의 형태는 교사의 일방적인 가르침이라고 생각하기에 가능한한 의도적 교육과정을 없애고 있다고 하였다. 어린이로서의 자유를 누리고 선택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했다.  특히 넓은 자연 공간에서 뛰노는 어린이들의 놀이와 감각은 뇌에 영향을 미치기에 중요하며 어린이가 문제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 문제라는 시각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있다고 했다. 오연호 대표는 "어린시절 자신의 고향 마을 뒷동산에서 친구들과 날마다 뛰놀던 바로 그 삶이 숲 유치원 정신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해 우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꽃을 피웠다.

 이윽고 우리 일행은 아이들이 뛰놀고 있는 숲에 나가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추운 겨울 날씨였지만 우주복과 장갑, 모자로 중무장한 어린이들이 진흙밭에서 뒹글며 뛰놀고 있었다. 아이들의 천국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옷은 온통 진흙으로 먹칠되어 있었고 심지어 흙을 먹는 아이도 있었는데, 원장은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 제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숲속에서 뛰놀던 아이들이 머리가 하얀 노교사가 모닥불을 피우는 곳으로 하나 둘씩 모여 앉는다. 그러니 한 남교사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니 아이들이 따라부르기 시작한다. 이윽고 여교사가 모닥불 위에는 큰 그릇을 얹고 스프를 만든다. 이 곳에서는 아이들에게 직접 요리를 가르치기도 하며, 어린이 스스로 복잡한 옷을 벗고 화장실을 사용하게 한단다. 덴마크 유치원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교사들이 있는데 이 곳에는 오히려 남교사가 더 많아서 여교사 일변도의 우리나라 유치원을 떠올리게 하였다. (*한국의 유치원을 생각하며 교사들의 성별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자연에서의 수업은 덴마크 일반 유치원에서도 실시되며, 사회성을 기르는 수업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한다.

숲 속에서 만난 어린이의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아른거린다.



모닥불가에서 노래하는 아이들


진흙밭에서 뛰노는 아이들


수수한 차림의 원장선생님~


  짧은 일정이었지만 덴마크의 유초중고, 에프터스콜레 한 곳씩을 방문하여 돌아보았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우리나라 학교를 떠올리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교육 현장에서 조금씩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가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아이들을 꿈꾸게 하는 학교, 조금 부족해도 도우며 함께 성장해가는 학교문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학교,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운영주체인 학교, 전문성과 자부심이 묻어나는 교사를 가진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주민이 서로 신뢰하는 학교, 학생 스스로 자신이 주인이라고 말하는 학교를 그려보니 가슴이 벅차온다.   


* 덴마크의 교육은 그룬트비(1783년-1872년)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시인이자 신학자, 민중교육가로로서 고등공민학교(고등학교)를 창립한 정신적 지도자였으며, 교육을 통해 사회개발을 주창하였고 피폐해진 덴마크 국민의 정신계몽을 추구한 정신적 지도자이다. 또한 그룬트비와 동시대 인물인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개인의 능력 개발을 존중하는 실용주의 교육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출처: 꿈틀비행기 7호자료집.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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