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예체교육 강화돼야
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감수성과 창의성을 살리는 교육으로 문화 예술, 체육교육(이하 문예체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의 우울증, 자살, 학교 폭력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문예체 교육은 학교폭력예방, 인성 함양을 위해서도 매우 유효하다.
얼마 전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의 관악부가 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경사가 있었다. 수상 소식이 놀라운 것은 관악부원들 대부분이 1학년생들로, 관악부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악기를 만져보았다는 사실이다. 불과 5개월 만에 어떻게 그런 멋진 연주 실력을 보이는지 경이롭기까지 하다. 물론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연습한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청소년기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아이들은 함께 연주하고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감수성뿐만 아니라 자아존중감이 높아져 진로에도 도움이 된다.
이제는 공교육을 마치면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서 삶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미 학교에서는 창체 동아리시간, 방과 후 교육시간을 통해서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학교에 악기가 충분히 마련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기타가 30대 준비되어 있어 기타반 동아리를 운영하고 바이올린이 30대가 준비되어 있어 일상적으로 바이올린 수업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스포츠동아리시간 확보, 체육 수업시수를 증가하라는 지침으로 교육 과정을 재편성하느라 분주하다. 아이들의 체육 활동이 많아지는 것은 정신 건강과 협동성 등 인성 교육에도 매우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체육 교육 강화는 단순히 수업 시간을 늘리는 것에서 벗어나 스포츠 강사 지원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내외에서는 스포츠 동아리의 일상적인 리그전이 진행되어야 하며, 지자체가 운영하는 수영장, 축구장 등 지역사회 체육시설 등이 청소년들에게도 적극 개방되어야 한다.
지난해 필자가 몸담고 있는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에서 '학교폭력예방 교사 직무연수' 실시 후, '학교로 찾아가는 연극공연'을 기획해보았으나 예산상 어려움으로 진행시키지 못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교육청 차원에서 지역의 훌륭한 극단과 함께 기획하고 추진한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강연, 교육 위주의 학교 폭력 예방 교육보다 이를 소재로 한 한편의 연극 공연관람이 아이들에게는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문예체 교육이 성공하려면, 먼저 학교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지역사회의 문화 예술 자원을 학교 교육에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 당국과 지자체, 문화예술단체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이다.
지난해 도교육청이 예산을 집행하지 못한 불용액이 무려 975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불용액을 최소화하려면 현장성에 바탕을 둔 예산부서와 사업부서간의 협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도교육청은 문예체 교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세워 전북교육의 질을 높여주기 바란다. (2013.10.2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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