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청소년 살리는 지역교육공동체 건설

이미영전북 2013. 7. 12. 14:59

 

청소년을 살리는 지역교육공동체 건설

 

                                                                                                                                                       이미영(전주공고 교사)

 

전북의 미래를 걱정하는 도민들이 많다. 급감하는 인구 수, 각 종 경제지표에서 전북이 이웃 시도에 뒤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 초 통계청이 발표한 청소년자살률은 우리의 위기감을 더해준다. 통계청은 2011년 전북의 청소년 자살률이 전국 1위라고 발표하였다. 전북과 인구수나 도세가 비슷한 충북보다 청소년 자살률이 무려 2배나 높다고 하니 이 어찌 충격적인 일이 아닌가. 도민으로서, 교육 현장에 몸담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전북 지역은 청소년들이 가장 살기 힘든 곳이라는 지표이다. 가정과 학교가,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을 지켜보고, 귀 기울여주고, 그들이 힘들고 지칠 때 손을 내밀어주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반증이다. 부모, 교사는 물론 도민 모두가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청소년이 행복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도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전라북도와 전북교육청이 손잡고 지역교육공동체 구성에 나서야 한다. 이제는 전북 지역 전체를 놓고 지역 교육공동체를 건설해내는 통 큰 그림이 필요하다. 도내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씨줄 날줄로 촘촘하게 엮어, 교육 자원화 하여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지역교육공동체 사업은 적정 규모의 전북지역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되기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청소년들의 구체적 생활공간은 시·군 지역이다.

그러기에 지역교육공동체의 구체적 로드맵을 실행할 수 있는 단위는 시·군지역이다. 경기도의 혁신학교 사업은 시·군 자치단체와 교육지원청의 협조체계 속에 혁신교육지구를 지정하고, 시는 적극적인 예산투자를 현실화하여 교육을 통한 지역발전을 견인해내고 있다.

이제 바야흐로 지자체의 지역교육공동체 사업은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

경기도의 시·군 단위 혁신교육지구 지정, 대구시와 대구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우리마을 교육공동체’ 사업 등이 그 예이다. 성공의 열쇠는 다른 지역의 답습이 아닌 지역주민이 얼마나 주체로 나서는 가에 달려있다. 지금 교육은 학교뿐 아니라 학부모, 주민이 교사로 나서고 있고, 지역이 교육공간으로 탈바꿈 되어가고 있다. 지역사회가 교육공간으로 거듭날 때, 마을이 아이들을 길러내고, 언제든지 청소년들에게 손을 내밀 수가 있다. 우리지역 지자체에서도 내 고장 아이들의 예술문화교육, 향토역사탐방, 청소년 스포츠 활성화, 도농교류, 로컬 푸드 급식지원활동 등 사업을 부분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나 보다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교육공동체 건설의 핵심 역할은 뭐라 해도 지역교육지원청과 지역교사가 담당해야 한다. 그러기에 교육장은 지역사회의 교육자원 마련과 주민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뜻에서 강원교육청의 ‘지역교육공동체 추천 교육장 공모’제도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또한 교사들의 지역 거주는 지역교육공동체 사업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이에 도교육청은 교사들이 지역 거주를 할 수 있도록 우대책 마련과 낡은 교원 사택을 현대화하고 증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작금 전북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농촌지역거주 중등 교사의 강제 순환전보 방침은 교사들의 지역 거주를 어렵게 하고 지역교육공동체 구성의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므로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주민의 교육자원화는 수많은 일자리 창출과도 관계가 있다. 도민과 청소년이 살기 좋은 지역교육공동체 건설, 더 이상 미루지 말자.(2013.7.12 전북일보 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