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이야기

청산도

이미영전북 2013. 2. 22. 18:00

 봄방학을 맞이하여 1박2일(2013. 2.20-21)로 청산도에 다녀왔다. 이때쯤이면 남녘에는 봄볕이 따스하고 동백꽃이 피기 시작하여 남도 여행이 제격이다.

완도에서 배로 50여분 배를 타니 청산도에 도착한다.

 마침 청산도가 고향인 동료 교사가 있어 청산도 스토리를 밤새워 들을 수 있어, 청산도는 더욱 정겨운 섬이 되었다. 청산도는 알려진 바와 같이 국제슬로시티연맹이 지정한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우리나라 전통적인 어촌마을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청산도의 모든 길과 집은 돌담에 둘러싸여 아름답기 그지 없는데, 이는 청산도 주민들이 그만큼 돌투성이 척박한 땅에서 생활 터전을 가꾸며 살아왔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주민들이 이용하던 구불구불한 마을 길은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탄성이 절로 나오고 해안마다 운치있는 풍경을 만들어주는 방풍림 소나무들은 족히 200, 300살은 먹었음직하다. 그리고 청산도에서는 우리나라 섬 장례 풍습인 '초분'도 몇 군데 볼 수 있었다.  2월 겨울철 주민들은 전복 양식에 정신없이 바쁜 철이기에 여행객이 없는 시기여서 조용한 청산도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4-5월 유채꽃이 피고 온 섬에 초록빛이 물들면 청산도에는 최대의 여행객이 몰려온다고 한다. 고향같은 청산도가 벌써 그리워진다.

 

당리 '서편제' 촬영지

당리 마을은 도청항에서 가까운 마을로 마을 주위를 '청산진성'이 둘러싸고 있다. 이 성 위를 30여분간 한바퀴 돌면서 아름다운 마을 풍광을 둘러보고 이어서 읍리에 있는 고인돌과 마을 당산나무를 찾았다. 청산도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고인돌은 북방식과 남방식이 함께 있는 독특한 구조였으며, 당산나무 역시 전나무, 팽나무, 느티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마을을 지키고 있였다.

 

당리마을 '청산진성'이 둘러싸고 있다.

 

읍리마을 당산나무

읍리마을 고인돌

 

이어서 자동차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오르니 범바위다.  웅장한 범바위는 청산도의 수호신같았으며, 범바위에서 본 탁 트인 남해바다는 가히 일품이었다. 이 곳에서 날씨가 좋을때는 제주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인근 휴게소의 막걸리로 시원한 청산도 바람을 맛본다.

 

 

다음으로 1박2일 촬영지로도 알려진 동촌리를 찾았다. 동촌리는 '옛담장'이 아름답기로 알려진 곳으로 높은 돌담은 소박한 집과 함께 조화를 이뤄 마을의 풍광을 더욱 아름답게 해준다. 이 마을도 역시 돌담과 더불어 마을 중심에 당산나무, 우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청산도에서 하룻밤 묶기로 한 곳은 지리 마을인데, 지리 마을은 우리를 안내해준 김선생님의 고향마을로 김선생님의 어릴적 얘기를 들으며 마을을 더듬노라니 괜시리 내 어릴적 추억이 뒤섞여지기도 한다.  지리마을 언저리엔 노을이 아름다운 청송해변이 1키로미터가량  펼쳐져 있다.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지리해수욕장 주위엔 200년 이상된 소나무숲으로 이루어진 방풍림이 장관이다. 마침 일몰이 청산도 바다를 물들이며 우리를 맞이해준다.

 

지리마을의 청송 해변의 해넘이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저만치 솔숲과 아침바다가 보인다. 벌써 완도행 첫 배가 가고 있다.  다시 지리마을을 한바퀴 돌아보는데 마을 주민들은 벌써 일나간 듯 고요하기만 하다. 아침식사로 먹은 '전복라면'(어젯밤 먹고 남은 전북을 넣어 조리) 맛도 청산도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지리마을 공동우물(지금도 식수원으로 사용함) 

지리마을 당산바우

 

 동백꽃이 핀 슬로길

 

이제 청산도를 떠날 시간이다. 다시 도청항으로 가서 배표를 끊고 남은 시간에 인근 도락리길을 걸어본다. 언덕에 한옥마을을 조성하고 있었는데 청산도의 어촌 풍경하고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완도행 배에 오르니 선실이 따뜻한 온돌이어서 정겹다. 오늘도 어제처럼 바다가 잔잔하다. 잘 있거라 청산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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