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 무형유산원~산성천따라~이정난사당~삼경사~관성묘~남고산성마루(왕복 2시간)
언택트 시대! 전주에서 꼭 추천하고 싶은 길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현장체험학습, 자유학기제 답사지역으로도 참 좋은 길이다.
바로 무형유산원에서 산성천을 따라 남고산성으로 걷는 마을길(도란도란 시나브로길)이다.
이 길은 오롯이 전주의 역사와 정신을 지니고 있는 길이다.
후백제 동고산성과 연결되는 남고산성, 그래서 견훤성으로도 부르는 남고산성, 임진왜란 전주성을 지킨 의병장 이정난선생을 만날수 있고 백성들이 의병으로 또는 승병(남고사)으로 목숨걸고 나서서 지킨 전주성의 의미를 되새길수 있다. 그리고 이성계의 조선건국 이야기가 담겨있는 정몽주의 우국시 암각서, 산성마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무형유산원에서 소박하게 돌담을 쌓아 놓은 산성천을 따라 걷는 길은 참 정겹다.
산성천변을 조금 걷다보면 잘 정돈된 이정난선생 사당인 충경사가 나오는데 꼭 들러보아야 할 곳이다.
관직에서 물러난 이정난선생(1529-1600)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말을 타고 나아가 700여명의 의병을 모아 남고산성에서 300여명 왜군을 물리치고 전주성을 지킨 인물이다. 정유재란 때에는 전주부윤과 삼도소모사로 일하며 민심을 수습하고 백성을 돌보는 역할을 하였다. 선생은 1600년 72세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 후, 충경공이란 시호를 받았다. 전주시민들이 흔히 동서로라 부르는 곳이 바로 이정난선생의 뜻을 받든 충경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생을 생각하며 30여분을 걸어가노라면 어느덧 깊은 숲속으로 들어온 듯 산세가 웅장하여 나도 모르게 오래된 역사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고산성 일주를 하려면 충경사 옆으로 험준한 산세를 급경사로 올라가는 천경대, 만경대, 억경대로 제법 가파르고 힘들기에 등산준비를 하고 돌아야 한다.(3시간 정도)
그러나 시나브로길은 삼경사를 지나 계속해서 다양한 풍광을 즐기며 산성 안 깊숙히 걸어가면 된다. 그러면 이윽고 관성묘가 나오고 조금만 오르면 산성 중간지점인 원당마을로 이어지는 고갯마루가 나온다. 고갯마루에서 잠시 만경대 방면 산성을 오르면 원당마을과 남원방면 경관이 한 눈에 들어오는 최고의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가슴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다시 무형유산원으로 내려와서 전시관을 돌아보며 우리 문화를 감상하면 최고의 길선물이다.
*남고산성 답사기는 몇 년 전 기록한 글로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