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세자매가 미술전시회를 보기 위해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을 방문했다.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혁명 그 위대한 고통' 주제의 야수파 걸작선을 보기위해서였다. 야수파 하면 떠올리던 마티스와 고흐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정도만 알았던 짧은 지식을 충분히 씻어준 전시회였다. 야수파가 탄생되는 시대적 배경과 드랭, 마티스, 피카소 등 화가들, 화가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후원해준 화상들의 삶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그림 하나 하나 설명이 잘 되어 있었고 어린이용 해설 안내도 보기 좋았다. 한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야수파의 창시자로 알려진 드랭(1880-1954)은 '모자를 쓴 여인'으로 유명한 마티스(1869-1954) 못지않게 야수파의 선구자였다. 이번 전시회의 울림은 빅벤의 종소리가 들리는 드랭의 '빅 벤' 특별관 감상이었다. 유럽 화상이었던 볼라르가 드랭을 후원하며 새로운 시대, 무섭게 변해가는 런던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주문해서 탄생한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 런던은 산업혁명의 중심지이자 자본주의 사회의 본고장이 아니던가! 카메라의 발명, 증기기관 발명, 기계발명으로 대량생산 등 제국주의 시대속에서 더이상 예쁜 그림과 귀족들의 일상을 담은 런던의 모습이 아닌 이젠 새로운 표현이 필요한 시대였던 것이리라. 그러나 드랭은 나치와의 인연으로 이후 삶에서 그 댓가를 치른다. 뒤피의 초록빛 바탕의'애스컷의 경마장'도 참 신선했다. 20세기 초, 현대미술은 야수파와 입체파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 1905년 살롱에서 혁명적인 그림, 세상의 색채와 형태를 바꿔버린 마티스의 그림을 보고 피카소는 충격을 받아 작품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후 마티스와 피카소는 평생을 경쟁자로, 라이벌로 치열하게 살며 성장했다고 한다. 피카소는 마티스에게 이제 당신의 시대는 갔다고 하면서도 그는 유일한 멘토이자 라이벌이었다고 회고했다. 전시회는 당시 무명이며 조롱받던 혁명적인 야수파 화가틀의 재능을 알아보고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작품을 사들였던 화상들, 볼라르, 거투르트 스타인, 카바일러의 숨은 노고도 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조카의 선물로 관람한 행복한 미술전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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