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란 꽃이 피어난 날

이미영전북 2023. 5. 13. 20:14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에 나가서 학란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학란이 두 개의 희고 예쁜 꽃봉우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해 지인이 분양해준 학란은 한겨울 집을 비운 사이에 추웠던지 시들시들 힘을 못쓰고 있어 마음이 아팠던 터였다.

다행히 새끼 2촉을 다른 화분에 심어 놓았는데 요놈들은 용케도 추위를 견뎌내고 무럭무럭 자라주었다.

새끼 학란이 싱싱하게 자라서 마침내 꽃봉우리를 맺었으니 환희심이 일어날 수 밖에~

사진을 찍고 20여 분 후에 다시 나와보니 꽃봉오리는 이미 만개하여 고고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 학란은 하루만 피는 꽃이라더니 피어나는 속도도 빠르구나.

다른 서양난과는 달리, 학란은 꽃 향기도 그윽하게 내뿜고 있으니 그저 황홀할 뿐이었다.

오늘은 일년을 준비해 찾아온 학란과 함께 지내기로 하고 오전 운동만 하고 곧바로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학란을 다시 찾으니 꽃잎이 조금 말린 모습이었으나 여전히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학란을 자세히 관찰하며 '학란이 피어난 날' 제목으로 그림을 그려 보았다.

이른 저녁, 벌써 학란 꽃은 서서히 오므리며 찬란했던 하루 일생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꽃이여, 수고 많았다. 내년에 다시 만나자. 안녕.

졸작 '학란이 피어난 날'

*후기: 학란꽃이 지고 10일이 지난 오늘, 꽃이 진 자리에서 두번째 꽃이 피었어요. 그런데 꽃잎이 4개인 꽃이 있어 신기합니다.

꽃잎이 4개인 학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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