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24-26
아버지 제사를 모시고 난 뒤, 형제자매 가족들과 함께 연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인지, 여행 내내 장맛비가 그치고 푸른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나이들어가는 오빠, 언니, 조카 등 가족들이 함께 하니 더욱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백학자유로리조트에서 저녁 가든파티를 하는동안 우리 앞에 나타난 쌍무지개였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추억으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갑자기 아름다운 무지개가 정면에 나타났지요.
너무도 가까이서 무지개를 맞이한 신비로운 체험이었습니다.
연천은 오래 전 통일기행때 한번 갔던 기억밖에 없었던 지역인데, 조카의 안내로 이번 여행에서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연천의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 현무암과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한탄강 계곡과 시원한 폭포를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 고구려성인 호로고루성과 고랑포를 알게 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몇 년전 중국 요녕성에서 고구려성을 중심으로 답사여행을 했었는데~고구려 영토 남단에 있는 연천에서 고구려성을 만나니 가슴이 벅찼습니다.
거리 곳곳에 지난 7월 7일, 한탄강국가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되었다는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어서 연천 기행의 의미가 컷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어려워진 요즘, 장맛비로 불어난 임진강을 바라보면서는 답답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코로나로 여행이 어려워진 시기, 호젓한 생태도시 연천에서 아름다운 산하와 역사를 즐길수 있는 가족여행을 선물해준 장성한 조카들이 고맙고 든든했습니다. 잊지못할 연천 여행, 벌써 무지개가족의 다음여행이 기다려지네요.(ㅎ)
여행경로
재인폭포(한탄강)-허브빌리지-연천전곡리유적-백학자유로리조트(1박)-호로고루성(고구려)-경순왕릉-고랑포구 역사공원
허브빌리지에서 4남매-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우아한 허브빌리지 가든을 산책하는 맛이 일품이었다.
연천 전곡리는 구석기유적지로 국가사적 268호이다. 1978년 한 미군(그렉 보웬)이 처음 발견하여 대대적인 고고학 조사후 전기구석기시대 연구에 획기적 역할을 한 유적이다. 전곡리유적은 한탄강과 임진강 연안지역 신생대 4기 현무암이 분출한 대지위에 퇴적된 지층에 있다. 특히 전곡리에서 발견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세계 구석기학계의 고인류에 대한 새로운 학설을 제공하였다.
연천 백학면에 위치한 자유로리조트에 여장을 풀고 저녁 가든파티를 하다 나타난 쌍무지개로 모두 흥분과 환희의 순간을 맞보았다. 쌍무지개 뜻말처럼 가족 모두에게 경사스럽고 명예로운 일이 있기를 소망해본다.
분단의 상징처럼 불리는 한탄강은 강원도 평강에서 발원하여 연천 전곡에서 임진강과 합류한다. 한탄강은 큰여울을 뜻하는 이름으로 철원평강 용암대지 위를 흐르며 곳곳에 수직 절벽과 협곡을 만들어서 풍광이 수려하다. 연천기행에서 처음 찾아간 재인폭포는 한탄강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었다. 현무암 주상절리, 하식동굴, 포트홀(수심 약 5m) 등 웅장한 폭포와 볼거리가 풍부하였다.
임진강을 고구려인들은 호로하라고 불렀다고 한다. 고구려 장수왕의 남진정책으로 전략적 요충지인 고랑포 인근인 이 곳에 성을 쌓았다. 삼국시대 이곳은 평양-개성-고랑포-한성을 잇는 최대 전략적 요충지였다. 임진강을 바라보며 서있는 당당한 호로고루성의 위엄에 감동이 일었다. 해발 20-30m 구릉에 축조된 성으로 남쪽으로 임진강이 흘러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연천 지역 지형상 현무암으로 축성되었으며 4-5m 정도 높이이다. 연천에는 호로고루성 외에도 고구려성인 당포성, 은대리성이 있다.
고랑포는 한탄강이 임진강으로 합수되는 지점에 발달한 임진강 포구로 6.25 이전까지는 경기북부의 최대 교역항이었다고 한다. 이 곳까지 밀물이 들어와 서해에서 화물선이 들어왔고 개성과 서울을 연결하는 교역지로 한 때는 5만여명이 거주하며 1930년대 화신백화점 분점이 있었다니 포구의 규모가 얼마나 컷을까 짐작해본다. 고랑포구 자리는 지금은 군사 지역으로 들어갈 수 없고 대신 인근에 있는 고랑포역사공원 전시관에서 포구가 번성했던 모습을 재현해놓은 거리를 보았다. 전시관 한편으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통해 연천지역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조성해놓아서 충분히 즐길 수가 있었다.
연천은 분단의 아픔을 안고, 북녘땅과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연천에는 평화의 길이 있다. 바로 서해 강화에서 연천을 지나 동해 고성까지 이어지는 DMZ 평화의 길이다.
흐르는 임진강물이 평화와 통일의 마중물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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