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활동 후기

'와일드'를 읽고

이미영전북 2015. 2. 4. 10:50

영화 '와일드'를 보고 책을 읽고 싶었다.

와일드란 단어는 오랜 교직 생활을 끝내고 자의반 타의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고 있는 내게 와 닿는 말이기도 하니 말이다.

새로운 출발! 어떻게 걸어가야 하나. 새로운 세상! 어떤 눈으로 바라보며 맞딱트려야 할까.

수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성원에 가슴 깊이 고마움을 느끼며 지난 몇 달을 지내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 황무지에 던져진 듯한 감정에 휩싸일 때도 있었다.

난 곧바로 책을 주문해서 며칠동안 책에 중독돼서 틈만 나면 읽었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마침내 책을 덮었다. 저자 세릴의 마지막이 해피엔딩이어서 좋았다.

세릴은 긴 여정 끝, 마지막 종착지인 포클랜드에서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와일드'는 저자 세릴 스트레이드가 20대 중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4285킬로미터를 90일동안 걷었던 대기록이자 서사시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은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워싱턴 주를 연결하는 길로 모하비사막, 시에라네바다, 캐스캐이드 산맥과 컬럼비아강, 수많은 국립공원, 인디언구역을 지나는 그야말로 와일드한 길이다. 이 길을 걷는동안 발톱이 6개가 빠지는 고통도 겪는다. 난 문득 20대 초반, 한겨울 지리산을 4박5일 등반하고 엄지 발톱 한개가 빠졌던 일을 겨우 기억해냈다. 

그때 만났던 설산의 장엄한 지리산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마 지리산과 20대의 숭고한 삶의 약속이 버무러져서 떠오르기 때문일게다.

그리고 교육운동으로 30여년이 훌쩍 지나갔다.

수많은 굴곡을 건너 다시 황야에 선 내게 강한 울림과 용기를 준 저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세릴은 나보다 8살 아래이다) 

 "일생에 한번은 모든 것을 걸고 떠나야 한다"